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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isolation)

  • 해오름
  • 조회 1597
  • 2009.02.02 12:00
15. 격리(isolation)

 격리(隔離, isolation)란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과 관련된 감정을 의식에서 떼어 내는 과정으로, 고통스러운 사실은 기억하지만 감정은 억압되어 느낄 수 없다. 즉, 고통스런 사실은 의식 세계에 남과, 이와 관련된 감정은 비의식 세계에 보내서 각기 분리되어 있다는 말이다. 격리는 강박장애에서 흔히 볼 수 있다.

 34세의 한 가정주부가 딸의 생일 케이크를 굽다가 친정아버지와 심하게 말다툼을 했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무례하게 화를 내고 있는 자신에 대해 죄의식과 불안을 느꼈고, 화를 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 날, 싸우느라고 과자가 타 버려서 새 과자를 구워야만 했다. 그 날 밤 그녀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라 몹시 불안했다.
 ‘내가 실수로 새 과자에 독약을 넣은 건 아닐까?’
 그 후 정신분석을 받기까지 4년 동안 그녀는 요리를 하거나 아이들에게 약을 주어야 할 때마다 심한 불안을 느끼고 반복적으로 음식의 내용을 점검하고 약의 양과 상표를 점검하고 확인해야만 했다. 그녀는 자신이 가족을 독살하거나, 아이들에게 다른 약을 주거나, 너무 많은 약의 약을 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가 혼자서 차를 운전할 경우에는 운전했던 과정을 다시 생각하고 확인해야만 했다. ‘혹시 누군가를 치었거나 심하게 상처를 주었을지도 몰라…….’ 하는 두려움 때문에 불안했다. 따라서 그녀는 집에 도착한 후에는 꼭 차를 조사하고 ‘차 밑에 핏자국이 없고 죽은 사람도 없음을 확인하는 강박증이 생겼다. 이 어리석은 행동을 남편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다. 분석을 통해 환자의 비의식을 볼 수 있었다.
 환자는 아버지와 다투던 그 날, 아버지가 미웠고 죽여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런 감정과 공격욕구는 너무도 부도덕하고 무서운 것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마음은 평정을 상실했다. 마음의 평정을 회복하기 위해 불안을 제거해야만 했다. 아이들을 독살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나 차로 사람을 죽이는 생각 같은 강박증은 아버지를 향한 살인욕구가 상징화되어 나타난 것이다.

 이 부인의 강박증에서는 두 가지의 특징적인 방어기제를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격리(isolation)다. 사고로 아이들을 독살하고 사람들을 치어 죽이는 생각을 말할 때, 그녀는 미움이나 다른 공격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공격적인 생각은 강박관념이 되어 의식에 떠오르지만 감정은 격리되어 비의식에 억압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녀는 “이런 강박증은 웃기는 것들이에요.”하고 분노의 감정없이 말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취소(undoing)이다. 약의 양과 음식의 내용을 검토하고 차 밑을 확인하는 검열(check & recheck) 행동은 아버지를 독살하고 싶은 충동과 반대되는 행동이다. 이렇게 충동을 막는 행동을 함으로써 그녀는 죄책감을 벗으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살해충동과 충동의 금지가 강박증 속에서 동시에 위장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반복적인 이 행위는 마음 속의 불안을 일시적으로나마 감소시켜주는 방어적 역할을 한다. 강박증세는 욕구에 대한 일종의 타협 형성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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