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 서울 해오름한의원 노도식 원장
[798호] 2011년 03월 24일 (목) 박형재 기자 news34567@mjmedi.com
‘심인성 질환’ 치료, 몸과 마음의 조화 중요
대화를 통해 환자와 교감하고 마음을 읽는다
“한의학은 심리치료에 탁월해 한의계 新성장동력으로 적합하다.”
서울 해오름한의원 노도식 원장(38)은 “한의학은 음양의 조화를 통해 육체와 정신을 동시에 치료하기 때문에 서양의학에 비해 유리하다”며 “한의학의 독자적 장점을 살려 의료환경 변화에 대비하자”고 강조했다.
- 마음치료를 시작한 계기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개인적 관심에서 시작했다. 임상을 하며 마음의 병을 고치는 게 몸의 치료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마음의 본성, 동양철학 등을 공부하고 본격적으로 마음치료에 나선 지는 5년쯤 됐다.
- 어떤 치유법을 사용하나?
환자의 증상에 따라 한방과 양방 중 적합한 것을 사용한다. 한방치료는 침, 뜸을 비롯해 전문한약치료와 두개천골요법(CST)을 쓰고, 양방치료는 바흐플라워 치료, 아우토겐트레이닝 등을 사용한다. 무엇보다도 대화를 통해 환자와 교감하고 마음을 읽는 과정이 중요하다.
외향적으로 치우친 사람은 내부를 돌아보게 해 균형을 맞추고, 화병(火病) 환자는 한약 치료, 침 치료로 火를 내리고 水를 보강한다. 마음치료는 환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치료가 시작된다. 자신의 마음을 관조하고 자연치유력을 이용해 자연히 고쳐지도록 하는 것이다.
- 치료방법 중 두개천골요법을 소개해달라.
두개골은 23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대인들은 평소 잘못된 자세나 생활습관으로 이 부분이 뒤틀려 있는 경우가 많다. 두개천골요법은 미세한 손의 감각으로 두개골을 교정해 잘못된 밸런스를 잡아주는 치료법으로, 후두공에서 척수관, 천골로 이어지는 경막 내부 뇌척수액 움직임(두개천골 리듬)을 바로잡는 것이다.
이는 두개천골계의 제반 환경들, 즉 뇌척수액, 뇌신경, 뇌혈관, 두개골 유착과 변위, 뇌막의 긴장과 유착을 해소하므로 뇌와 관련된 문제를 안전하고도 직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주로 청소년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틱장애 등에 많이 사용하며, 1회 1시간 시술 기준 10회 정도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긴 시술시간으로 비용이 올라가지만, 환자와 교감할 수 있고 치료 효과도 좋아서 반응이 좋다.
- 바흐플라워 치료, 아우토겐트레이닝 등 서양의학 치료방법도 궁금하다.
바흐플라워는 꽃을 이용한 치료법으로 치유효과가 검증된 꽃을 환자 주변에 놓아두거나 꽃잎을 맛보는 식으로 부정적 감정을 치유한다. 주로 스트레스를 완화하거나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데 활용하며, 상담치료와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아우토겐트레이닝은 자기암시를 통해 환자 스스로 몸과 마음을 제어하고 이완시키는 치료법이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혈액순환, 근육이완, 기의 흐름조절 등이 가능해지고, 감정의 정화를 느낄 수 있게 된다.
- 심리치료에 있어서 한의학의 장점과 서양의학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양방 치료의 초점은 몸의 치료에 맞춰져 있다. 게다가 신체질환과 정신질환의 구분이 명확해 심인성 질환을 다루는 데 한계가 있다. 심인성 질병이 심신질환으로 발전해 몸과 마음에 병이 오는 것인데, 이것을 한쪽에서만 다루니 치료가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정신과에서는 약이나 수면제 처방이 많다.
한의학은 신체와 정신의 조화, 기와 철학적인 관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른바 대극의 합일이라는 시각이다. 마음은 음양과 비슷하다. 어둡거나 밝거나, 차갑거나 뜨겁게 하는 식으로 명확히 규정되지 않는다. 음양이 조화되는 전인적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심인성 질환을 치유하는데 효과적이다.
한의학은 음양의 조화를 맞춰 마음과 신체를 동시에 치유하기 때문에 유리하다. 특히, 현대 난치병으로 떠오르는 심인성 질환의 치료에서 경쟁력이 있다.
- 앞으로 마음치료 분야에서 한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최근 한의학계는 음양을 오장육부에 국한하고 즉시 결과가 드러나는 치료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이정변기요법(移情變氣療法), 오지상승요법 (五志相勝療法) 등 한의학의 심리치료는 예로부터 독자적으로 발전해왔다. 한의학의 정신적인 치료분야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한의학이 양방보다 심인성 질환 치료에 유리한 만큼 한의학이 가진 독자성과 장점을 살린다면, 의료시장이 개방되고 의료 환경이 급변하더라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또한, 한의학을 바탕으로 서양의학을 잘 활용하면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
박형재 기자
박형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